노점상 단속에 대해

“어떻게 된 것인지 자기들끼리 싸우고 법석인지 모르겠습니다”

기자가 평소 안면이 있는 노점상인으로부터 한밤중에 받은 전화내용중의 일부다.

최근 관내 불법노점상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는 안양시와 연이어 계속되고 있는 노점상들의 항의집회에 매달리고 있는 안양경찰서간의 관계를 보고 있노라면 과거 유치한 내용으로 억지웃음을 자아내게 했던 잊혀진 코미디를 보고 있는 착각에 휩싸인다.

지난 8일 오후 동안구청에서 사소한 오해로 빚어진 시공무원, 용역직원과 경찰의 집단난투극(본지 10일자 15면 보도)이 바로 그것. 당초 불법노점행위 근절이라는 목표는 희석된채 서로 요절을 내지못해 안달인 웃지못할 해프닝이 연출됐기 때문.

특히 시공무원과 경찰 참새(?)들 사이에서는 ‘경찰한테 매맞은 용역직원이 머리를 크게 다쳐 사경을 헤매고 있다’‘이번 난투극으로 그동안 경찰이 수집했던 시관련 비리에 대해 수사를 착수했다’는 등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상대방에 대한 악한 감정을 벗어나지 못하는 시공무원과 경찰들간에 서로 헐뜯고 할뀌는 과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단속대상자였던 노점상인들은 이번 단속 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무의미한 싸움으로 끝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이런 감정싸움이 계속될 경우 앞으로 상당기간 불법노점상 단속에 임해야 하는 시공무원과 경찰들은 명분을 상실함은 물론 실질적으로 상대해야 할 적(?)을 망각한 채 집안싸움만 해대는 모양새로 비쳐지며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여론과 대다수 시민들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만큼 시와 안양서는 서로의 잘못을 전가한 채 감정싸움만 되풀이하지 말고 성숙한 대안책을 마련, 하루빨리 예전의 사이좋았던 기관으로 되돌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안양=이용성기자 <제2사회부> leey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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