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뛰놀고 싶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아요…”
아침마다 대문앞에 주저앉아 가벼운 발걸음으로 등교하는 친구들 뒷모습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미숙이(12·오산 매홀초교 6)의 마음은 마냥 슬프기만 하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입술이 파래지는 선천성 심장병이 악화돼 지난달부터는 학교조차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만성간질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가 98년 실직한 뒤 아직까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어머니 마저 언어장애와 정신질환을 앓는 장애인이어서 미숙이는 변변한 치료는 커녕 생계조차 어려워 국가가 지원하는 월 25만원을 받으며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
미숙이는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 심장병 증세로 달리기는 물론 오래 걷는것 조차 힘들었지만 가정형편상 병원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고 어느날인가 만화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을 흉내내며 100m 달리기를 하다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었다.
병이 더이상 악화되기 전에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최근에야 주위의 도움으로 간신히진단서를 발급받아 심장재단에 무료시술을 신청한 채 수술날짜와 독지가의 따뜻한 손길을 기약없이 기다릴 뿐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미숙이는 장차 작가로 성장해 많은 책을 세상에 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유난히 말수가 적은 미숙이는 친구들이 학교에 가고 곁에 없지만 오늘도 작은 방에 홀로 누워 책을 읽으며 수술날짜만을 손꼽아 헤아리고 있다.
연락처:오산시청 사회복지과(370-3261).
/오산=조윤장기자 yj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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