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시흥시 대야동 중앙산부인과 병원내 신생아실.
태어난지 하루밖에 되지않는 남자아이가 병원측에 사연을 전하는 단 한장의 편지와 함께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홀홀 단신이 됐다.
조선미(37)라고 이름을 밝힌 임산부가 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한 조씨는 다음날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그러나 조씨는‘가정형편이 어렵다’는등의 변명을 대며 간단하게 몇자 적은 편지와 10만원권수표 한장을 남긴채 자신이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낳은 피덩어리를 버린채 홀연히 병원을 떠났다.
조씨가 간호사에게 남긴 편지에는 “가정형편상 아이를 키울 수가 없다” “애기 아빠가 사업실패로 교도소에 가있다”는 내용과 함께 “아이가 없는 집에 양자로 보내주세요”라며 자신이 아이를 버려야만 했던 딱한 사정을 이해주기를 바라듯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하지만 조씨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작성한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보증인 등 입원약정서에 기록한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엄마품을 떠난 아이는 결국 관계당국의 도움을 받아 아동일시보호소로 넘겨졌고 이곳에서 엄마와 맺었던 10개월간의 인연을 그리워하며 생활해야 하는 안타까운 처지가 됐다.
“왜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버려야만 했으며, 왜 모든 사실을 거짓으로 일관했을까” 하는 것이 이번 사건을 지켜본 주위의 반응이다.
아이는 비록 세상에 태어나면서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지만 살아가는동안 건강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해 본다.
/시흥=구재원기자 <제2사회부> kjwoon@kgib.co.kr 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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