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등반 기록 보유자 엄홍길씨

“인생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산악등반을 통해 인생의 또다른 여정을 느낍니다. 산은 곧 나의 스승인 셈이지요”

해발 8천m가 넘는 봉우리를 차례로 정복하며 세계 정상의 등반가로 우뚝 선 ‘작은탱크’엄홍길씨(40·의정부시 호원동).

의정부시 원도봉산 중턱에서 자란 엄씨는 중고교 시절 도봉산, 북한산, 설악산, 한라산, 지리산 등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산은 모두 등반할 정도로 산을 남달리 좋아했다.

국내에서 더이상 정복할 산이 없어지자 엄씨는 자연스럽게 세계의 유명산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85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남서벽 해발 7천800m 봉우리 정복을 시작으로 지난달 19일 해발 8천586m의 네팔 칸첸중가를 정복할때까지 엄씨는 40여차례나 히말라야를 등반한 기록을 보유한 전문 산악인으로 성장했다.

파키스탄, 네팔, 중국 티벳에 이르는 히말라야산맥에서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칸첸중가 등 해발 8천m 이상 봉우리는 모두 14곳.

엄씨는 지난달 칸첸중가를 정복함으로써 해발 8천m 이상의 히말라야산맥 중 13개 봉우리를 정복하고 해발 8천611m의 파키스탄 K2 봉우리만을 남겨둔 상태다.

엄씨는 세계적으로 히말라야 14개 봉우리를 모두 정복한 산악인이 6명에 불과하고 동양인 중에는 전무한 대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오는 20일 출국, 마지막 남은 K2봉우리 등정에 도전한다.

지난해 봄 네팔 안나푸르나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동행한 원주민 셰르파 2명과 동갑나기 여성산악인 1명을 잃어야 했던 쓰라린 아픔을 갖고있는 엄씨는 대자연 앞에 더더욱 겸허한 자세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매년 절반 정도를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나를 이해해 주는 아내에게 늘 미안하다”는 엄씨는“14개 봉우리를 모두 정복해 동료들의 죽음앞에 바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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