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여성과 결혼할 날만 기다리는 원윤원씨

남북정성회담을 앞두고 이산가족들 만큼이나 애틋한 사연을 지니고 가슴설레는 사람이 있다.

지난 11년동안 남북이 통일돼 북한여성과 결혼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 온 원윤원씨(42·파주시 금촌동·건축업).

원씨는 지난 90년 10월27일 한겨레신문에 ‘북한여성에게 공개구혼’이란 이색 광고를 게재하면서 장안에 화제가 됐다.

원씨는 그러나 이같은 이색광고로 당시 공안당국으로부터 오해를 받아 집중적인 감시를 받는등 힘겨운 생활을 해야만 했다.

원씨가 북한여성과 결혼하겠다고 결심하게 된데는 구한말 의병활동을 했던 증조부와 외증조부, 조부 등 선조들의 영향이 컸다.

어려서부터 어머니 김연옥씨(82)로부터 “선조들은 내 한몸보다는 나라를 위해 일생을 바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원씨는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까’생각하다 민간교류차원에서 북한여성과의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이같은 원씨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공식·비공식으로 북한을 드나들던 인사들이 원씨의 사연을 전하고 긍정적인 답변은 물론 구체적인 명단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당시 통일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남북정상회담이 발표된 후 매일밤 북한 여성과 결혼해서 생활하는 꿈을 꾼다”는 원씨는 “결혼이 성사되면 판문점에서 민족전통예식으로 혼례를 치른 뒤 비무장지대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또 통일을 위한 일들을 찾아 지속적으로 펼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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