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동안의 현역복무 뒤에도 10여년간 군에서 목회활동을 하는등 반평생 이상을 군과 함께 해 온 퇴역장교가 고엽제 후유증으로 끝내 군을 떠나게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있다.
양주군 육군경성교회 박인승 목사(61). 지병인 전립선암의 악화로 10년동안의 군종(軍宗)생활을 마감하는 박목사를 위한 은퇴예배식이 지난 14일 열렸지만 정작 암 말기로 이미 한쪽 시력을 잃은 박 목사는 주치의의 만류로 이날 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63년 육군소위로 임관해 91년 육군중령으로 퇴역하기까지 박목사는 27년간을 현역으로 복무했다.
박목사가 경성교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90년 신학교를 졸업한 뒤 ‘여생을 병사들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하면서부터.
그 뒤 박 목사는 군에서 목회활동을 펴며 ‘제2의 군 생활’을 시작했다.
일체의 보수도 없이 교회 옆 허름한 관사에 살면서도 군부대를 정기 순회할 때면 장병들에게 간식거리를 빼놓지 않았고 체력단련 기구도 기증했다.
이로인해 퇴직금을 포함한 전재산은 목회활동으로 사용됐으며, 부인 이숙영씨가 사병식당에서 일해 버는 수입으로 2남1녀의 뒤바리지와 함께 어렵게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장병들에게 항상 밝고 꼿꼿하게만 보이던 박목사는 그러나 목회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월남전에서 얻은 폐결핵이 재발했었다.
10여년간 폐결핵은 좀처럼 차도가 없었고 발병 4년 후 급기야 전립선암이라는 치명적인 병으로 악화됐다. 그의 병이 월남전 당시 고엽제에 의한 후유증이란 사실은 최근에야 밝혀졌다.
박 목사는 병상에서 “지금껏 내가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장병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하나님과의 약속과 장병들에 대한 사랑때문이었다”고 말해 군 관계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의정부=최종복기자 jb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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