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모르게 고학생 도와준 의정부역 역무원 엄경호씨

박봉의 월급을 쪼개 고학생을 남모르게 도와주는 이웃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의정부역에서 역무원으로 근무하는 엄경호씨(46·철도원 기능직 7급).

지난 96년 5월부터 연천군 전곡종합고등학교에 역무원장학금이란 특이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그가 이러한 선행을 베풀게 된 동기는 ‘무임승차’였다.

지난 96년 5월초 양주군 회천읍에서 연천군 전곡읍의 학교까지 비둘기호 기차로 통학을 하던 김모씨(20·당시 전곡종고 1년)는 무임승차로 적발돼 덕정역 사무실에 학생증을 맡겼다.

당시 덕정역에서 화물수송을 담당하던 엄씨는 김씨의 학생증을 보고 학교로 연락을 하면서 김씨가 몸이 불편한 홀어머니 밑에서 점심도 거를 만큼 어렵게 공부를 한다는사정을 전해 듣고 박봉을 쪼개 통학비조로 매달 5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전곡종고 이용주 교무부장(43)은 “엄씨가 매달 27일이면 어김없이 학교통장으로 장학금을 보냈고 김씨가 졸업한 뒤에는 3학년 김모군(18)에게 장학금을 보내오고 있다”며 “학교에서 감사패를 만들었으나 엄씨가 나서기를 꺼려해 아직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역 역무계장 홍원표씨(55)는 “엄씨가 53차례나 수혈을 할 정도로 남돕기를 좋아하는 성격인 줄은 알았지만 장학금까지 지원하는 것은 전혀 몰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엄씨는 “지난해 자동차과를 졸업한 김씨가 카센터에 근무하며 매달 찾아와 식사는 물론, 여행도 같이 가는등 정을 이어왔는데 올봄 군에 입대하면서 소식이 끊겼다”며 아쉬워했다./연천=장기현기자 khj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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