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 친구 학교생활 돌봐주는 천사

“누가 하연이를 괴롭히면 속상해요”안산 시곡초등학교 5학년 김혜영양(12·안산시 본오동).

혜영이는 정신지체아인 같은반 친구 하연이를 위해 지난 4년동안 등·하교 길은 물론, 학교생활을 돌봐주는 천사같은 아이다.

혜영이가 하연이를 처음 만난것은 2학년 때 같은반이 되면서부터.

어느날 하연이 엄마가 집안에 일이 생겨 하연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모든 생활이 어렵겠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하연이를 돌봐주고 있는 것이다.

하연이를 돌보면서 가장 힘든 때는 자신을 꼬집거나 머리를 아프게 잡아당기고 어깨를 깨물 때라고 말하는 혜영이.

그럴때마다 화도 나고, 왜 하연이를 만났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내 하연이가 살며시 팔짱을 끼기도 하고, 안아도 줄때는 마음이 금방 풀린다고 말한다.

혜영이는 미술시간이나 체육시간, 운동장 조회를 할때마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하연이를 데리고 같이 공부도 하며, 그림을 그려달라고 떼를 쓸때는 공부시간이라도 해준다.

이처럼 혜영이와 하연이가 단짝으로서 아름다운 우정을 나눠나가자 이제는 부모님들도 한 가족처럼 가깝게 지낸다.

혜영이는 “하연이를 돌보다 힘들때면 방에 들어가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도 질러본다”며 환하게 웃는다. /안산=최현식기자 h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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