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장애는 더 이상 능력 장애가 될 수 없습니다”
스페인 국립 마드리드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난해 귀국해 고양시에서 장애인들의 재활과 자립을 돕고 있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이태윤 고양시 본부장(45).
3급 장애인인 그는 청소년기를 절망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남미를 여행하던중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
에콰도르 여행중 그는 죽겠다는 생각에 몇날 몇일을 초코렛만 먹었고 급기야 어느 날 혼절했다.
“깨어나자 마자 올려다 본 하늘은 ‘살아야 한다’는 하느님 말씀을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 본부장은 에콰도르에 정착하고 생계를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음악대학을 다니며 관심을 가졌던 작곡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에콰도르 국립교향악단에 입단해 공적 대변인(상임 해석위원)을 맡게되면서 그는 비로서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잊게 됐다고 한다.
이후 그는 스페인 국립 마드리드대에 진학하여 언어학을 공부, 인디오 음악에 대한 자신의 이론적 기량을 키워 나갔다.
지난해 귀국해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자 했으나 연줄없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포기하고 돌아가려는데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조소남 고양시 지회장을 만나게 됐으며 그의 설득으로 고양에 남기로 했다.
그는 “무보수지만 배우는 일이 더 많다”며 자신보다 더 많이 공부한 엘리트들이 장애인들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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