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총선투표가 마감된 직후인 13일 오후 6시 국민들의 눈과 귀는 온통 방송3사의 출구조사 발표에 쏠렸다.
그러나 방송3사는 각각 미디어리서치와 한국갤럽 등 여론조사기관과 공동으로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이 전국구를 포함 119석에서 138석으로 원내 1당을 차지할 것으로 단언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각당 표정과 선대위원장의 인터뷰까지 하는등 완벽한 시나리오로 한편의 모험영화를 연출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새벽녘 가가호호 배달된 중앙지들도‘한나라·민주 3∼4석차 제1당 접전’을 머릿기사로 올리는등 오보대열에 합류하기는 마찬가지.
선거전 앞다퉈 내보내던 여론조사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뒤범벅시켜 놓아 국민들의 속마음만 뒤집어 놓았던 신문이 또다시 빠른 정보(?)를 앞세워 정확성을 상실한 것.
언론보도면 마치 사실이고 진실로만 믿었던 순진한 국민들은 신문의 틀린 정보를 읽고 방송의 어긋난 예측보도를 듣고 기가 막힐 지경이다.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실제 개표가 진행되면서 개표결과가 출구조사를 통한 예측과 크게 다른점이 명백해진 이후에도 방송사들이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송사들은 개표초반에 민주당이 앞서가자 자신들의 예측이 맞았다고 자화자찬하며 호들갑을 떨다가 예측이 계속해서 빗나가는데도 결코 실수 한번 인정하지 않는 후안무치의 절정을 보여줬다. 유권자들은 하루밤사이에 철저히 농락당하고도 부족해 새벽녘 신문보도에 또 한번 뺨 맞은 꼴이다.
언론의‘아니면 말고’의 무책임한 습성(?)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총선연대가 낙선운동을 펼쳤듯이 국민들이 언론개혁을 정면으로 요구하지 않을까?
/부천=조정호기자 <제2사회부> jhcho@kgib.co.kr 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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