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거 사상 처음 실시된 방송3사의 4·13 총선 출구조사가 실제 결과와 너무 차이를 보여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투표가 마감된 지난 13일 오후 6시가 되자마자 방송3사는 일제히 민주당이 7∼17석 차이로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측 보도했었고 뒤이어 민주당의 축하 분위기와 상대적으로 의기소침해있는 한나라당과 자민련 표정을 연속적으로 내보냈었다.
민주당의 승리를 기정 사실화한 셈이다.
그러나 선관위 개표 결과 수십곳에서 당락이 뒤바뀌었고 제1당도 민주당이 아닌 한나라당이 차지, 예측 방송이 완전히 빗나간 것으로 판명됐다.
불확실한 출구 조사를 무책임하게 방송한 결과, 후보자 당사자는 물론 국민들에게 막대한 혼란만 야기시킨 결과를 방송사는 초래했다.
지난 98년에 실시된 재·보선에도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빗나간 사례가 있었고 이번에도 이같은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출구조사가 투표소 300m 밖에서 실시해야 하는 선거법 규정을 어기고 투표소 바로 옆에서 이뤄져 유권자들의 불만을 샀었고 ‘몇번을 찍었느냐’는 조사원의 막무가내식 또는 무성의한 질문도 유권자의 정확한 속내를 끄집어 내는데 역부족이였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번 총선의 경우 1% 이내의 지지율 차이를 보인 박빙지역이 많았고 특히 오차 범위내의 지역구가 상당수에 달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성급하게 당락을 판정한 것도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방송사들은 검증되지 않은 여론 조사를 토대로, 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경쟁적으로 당락을 판정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지 이제는 통감하기 바란다.
/최인진기자 ij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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