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 송림동 로터리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야트막한 언덕으로 오르면 제법 아담한 캠퍼스가 이방인들을 맞는다.
이곳에 위치한 재능대학엔 겨울 끝자락에 움이 터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는 개나리보다 더 특별한 게 있다.
‘언어의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문예창작과가 그 특별한 ‘무엇’이다.
이 학과는 이처럼 소담스런 내력을 지닌 채 계절의 향기를 모국어로 담아내려는 숱한 젊은이들의 열기로 활화산처럼 뜨겁다.
“저희는 프리젠테이션 차원에서 마음의 세계를 다양한 쟝르로 표출할 수 있는 올곧은 글쟁이 양성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문예창작과 학과장으로 ‘문장연습’과 ‘수필의 이해’등의 과목들을 담당하고 이승후교수(42)는 그래서 올해 처음 졸업생 51명을 배출했지만 방송드라마작가와 구성작가, 논술학원 강사, 출판사 등으로 진출하는 등 취업율도 높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이 학과가 순수문학을 도외시하고 있는 건 아니다.
“요즘은 대부분 컴퓨터로 글을 쓰지만 원고지 앞에 앉아 차분하게 자신의 감정을 써 내려가는 분위기부터 익히게 하고 있어요.”
단편소설 ‘제부도’가 이상문학상 추천우수작으로 선정되는 등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이기도 한 서하진교수(41·여)의 지론이다.
강의시간표를 보면 꽤 특이한 과목이 눈에 띈다.
“전공필수로 ‘광고카피’를 채택했죠. 광고에서 짤막한 카피 한줄이 중요하듯 문장을 간결하게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는 표현력도 작가들에겐 필수적이잖습니까.”
역량있는 시인이기도 한 박현수교수(35)는 그래서 모든 문장의 기초는 시(詩)로부터 비롯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생 김성욱군(25·1년)은 “다양한 직종과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문예창작과도 디지털시대에 부합되는 벤처학과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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