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부소방서 119구조대원 노명호 소방교

매일 오후 3시40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남부소방서 별관 2층은 때 아닌 개구쟁이들의 웃음소리로 떠나갈 것 같다.

어린이들은 빗자루를 들고 10평 남짓한 공간을 청소하면서도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다.

이들이 모인건 매일 오후 4시부터 남부소방서가 특수시책으로 인근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어린이유도교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정각 4시가 되면 어린이들은 도복으로 갈아 입고 언제 그랬냐는듯 진지한 모습으로 바닥에 끓어 앉고 사범인 남부소방서 119구조대원 노명호 소방교(32)가 입장한다.

어린이들은 노소방교의 구령에 맞춰 예를 갖춘 뒤 이어딛기, 걷기, 전방회전낙법, 업어치기 등의 동작을 1시간30분간 익힌다.

훈련이 끝나면 어린이들은 도장을 깨끗하게 정리한 뒤 노소방교와 정겹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코흘리개로 돌아간다.

용인대 유도학과 출신인 노소방교가 이처럼 어린이들에게 유도를 전수하기 시작한 건 3년전부터.

“처음엔 홍보가 제대로 되질 않아 도장이 텅 비었었는데 지금은 초등학생들은 물론 인근 남동농협 직원들도 배우고 있습니다”

언제 출동할 지 몰라 긴장된 상태에서 근무복 차림으로 어린이들에게 유도를 가르치고 있지만 의외의 성과도 거두고 있다.

그를 통해 유도를 익힌 초등학생 5명이 체육특기자로 중학교에 진학했기 때문이다.

김기호군(12·만월초교 5)은 “소방관 아저씨가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자상하게 가르쳐줘 허약했던 몸이 튼튼해졌다” 고 말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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