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을 오려가면 필름값을 1천원 깎아 주겠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집 근처 대형 할인점에 찾아가 쿠폰을 제시했으나 담당 직원은 “우리는 원래 물건을 싸게 팔기 때문에 할인해 줄 수 없다”고 쌀쌀맞게 말했다.
그래서 광고를 낸 C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그럴수도 있지 않느냐”며 불친절하게 대답했다. 이번에는 C회사 대표이사에게 내용증명서를 보냈다. 한 달후 회사 대표이사로 부터 “행사의 미숙함과 직원의 불친절을 반성하며 보다 일찍 서신을 보내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는 답신을 받았다.
지난 겨울에는 G백화점에서 스키를 세일한다는 전단을 보고 찾아갔지만 판매원은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 담당 직원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무려 4시간을 기다리게 해 점장에게 항의를 했고 사과를 받아냈다.
이상은 ‘맹렬 소비자’로 소문난 손종숙씨(38·고양시 대화동)의 일례다.
“부당하다고 생각들면 싸웠지요. 국내 기업들은 말로만 고객을 위한다고 해요” 라는 손씨는 “내가 살 때 개선되지 않으면 우리 아들 딸들이 살아 갈 때도 똑같을 거 아녀요” 라며 두꺼운 노트를 펼치며 자신이 항의했던 시간과 날짜들을 보여 주었다.
이런 손씨를 보고 주위에서는 ‘난 힘들어서 엄두도 못하는데 참 잘한다’ 고 말한다. 그래서 손씨는 작지만 소중한 소비자 권리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다짐한다.
지난해 가을에는 큰 딸 아이가 TV에서 만화프로그램을 방영하기로 했는데 야구 중계를 한다며 항의전화를 부탁해 방송국 프로그램 담당자로부터 ‘다음부터는 사전에 양해 자막을 꼭 넣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