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우리 고유의 최대 명절인 설날 연휴여서 바쁜시간을 보냈다.
예부터 설과 정초에는 지난 한해의 묵은 때를 날려보내고 새해 소망을 띄우는 세시풍속의 하나로 연날리기가 성행해 왔다.
연날리기의 최적기는 음력 정월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이 기간에 부는 바람이 연날리기에 가장 알맞기도 하다.
연은 아득한 옛날부터 동서양 어디에서나 정찰, 통신, 측량의 도구로 사용해 왔다고 전해진다.
고서 삼국사기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김유신장군이 전쟁 때 연을 사용한 것으로 기록돼있지만 온 국민의 세시풍속으로 크게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조선조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조선 영조때(1724년∼1776년)는 해마다 정월보름날이면 서울 광교와 수표교 일대에서 연날리기 시합이 벌어져 일반백성은 물론 경향각지의 선비와 임금까지 나와 즐겼다는 것.
한국민속연교육연구회에 따르면 연날리기로 즐길 수 있는 경기로는 ▲높이 올리기 ▲끊어먹기 ▲창작연 겨루기 등 세가지가 있다.
높이 올리기는 누가 더 멀리 높이띄울 수 있는가를 다투고, 창작연 겨루기는 어떤 형태와 크기의 새로운 연을 고안해 잘 띄우느냐를 겨루는 것이지만 과학적인 원리와 공예솜씨가 잘 어우러져야 이길 수 있다.
‘연싸움’으로도 불리는 끊어먹기 게임은 각자의 연날리기 솜씨가 총동원되는 가장 박진감 넘치는 시합이다.
연줄에다 유리나 사기, 쇳가루 등을 풀 또는 부레에 타서 먹인 뒤 바람에 팽팽해진 연줄간의 마찰을 통해 상대방의 연줄을 끊는 놀이다.
연날리기는 간단한 기교 몇가지만 터득해 응용하면 그 즐거움이 무궁하다.
흔히 연날리기는 단조로운 활동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연을 갖고 열심히 놀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땀을 뻘뻘흘리며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된다.
기본적으로 연은 줄을 풀어주면 내려앉고 감으면 올라간다. 하지만 풀고 감는 속도와 동작전환의 시차에 따라 갑자기 솟구치거나 곤두박질치는 것은 물론 얼레를 쥔 팔의 움직임과 연줄을 젖히는 강도등에 따라 연의 방향전환, 자리이동 등 갖가지 조종술이 응용된다.
우리나라에는 대개 70여종의 각종 연이 있는데 가장 보편적인 것은 직사각형의 방패연과 꼬리가 달린 가오리연이다.
이 두가지 연은 한지와 쓰다버린 비닐우산대 등을 활용해 누구나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방패연의 경우 한지나 창호지를 가로 세로 길이 비율이 2대3(보통 40cm:60cm)이 되게 자른 뒤 엷게 잘 다듬은 대(竹) 뼈대를 먼저 「+」자 형으로 한 가운데에 붙이고 다음 위쪽에 수평되게 양쪽귀에서 대각선으로 대를 붙여 나가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가운데 방구멍의 지름은 세로길이의 3분의 1이 되게하고 양쪽 귀 등에 맨 줄의 매듭이 눕혀서 두귀와 꽁숫구멍등 세곳에 똑같은 거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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