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 동포와 해외교민 여러분21세기 새천년의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세기는 우리 민족사에 고난과 영광이 함게했던 100년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19세기말 세계사의 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20세기 초반을 국권상실과 식민지배라는 수난과 굴욕의 역사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해방의 기쁨도 잠시였을 뿐 우리의 민족사는 분단과 6·25전쟁 그리고 모진 가난과 오랜 권위주의 정치체제라는 또 다른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이처럼 견디기 힘든 고난과 시련속에서도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민족사의 커다란 성취와 영광을 일구어 냈습니다. 분단의 장벽과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나 경제의 근대화를 이룩하였고, 권위주의 정치체제를 넘어서서 민주주의의 기초를 튼튼히 닦아 놓았습니다.
21세기 새천년의 새 아침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는 새로운 시대 변화의 방향을 가늠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민족사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 보아야겠습니다.
우리 앞에 펼쳐질 금세기의 구체적인 모습은 아직 불확실 하지만, 크게보아 그 변화의 방향은 세계화, 정보화, 다원화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개별국가가 중심단위이던 자본과 시장이 국경을 초월하여 하나의 세계경제체제로 통합하고, 인류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 그리고 제도가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될 것입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식정보혁명이 더욱 진전되어 산업 뿐만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사이버세상(Cyber World)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21세기는 민주주의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확고히 자리잡게 되고, 개인의 자유와 개성, 그리고 창의와 다양성이 존중되는 다원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세계화, 정보화, 다원화된 세계는 분명 인류를 보다 빠르고 편리한 문명세계로 인도할 것입니다.
이처럼 21세기 새천년은 우리 민족에서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를 직시하여 새로운 사고와 발상으로 국가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치밀한 발전 전략을 추진해 나가야만 합니다.
저는 21세기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국가목표는 ‘인간중심의 선진국가’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인간중심의 선진국가는 세계사의 보편적 흐름을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선진화된 의식과 제도가 확립되는 한편, 새로운 세계에서 심화될 불공정과 불평등, 그리고 인간의 소외 문제가 극복된 신인본주의 국가를 의미합니다. 즉, 안으로는 국민모두의 자유스럽고 풍요로운 삶이 보장되는 선진 민주사회가 실현되고, 밖으로는 통일한국을 이루어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주도하는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를 활짝 열어 나가는 나라를 의미합니다.
이제 우리는 7천만 동포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 ‘21세기 인간중심의 선진국가 건설’을 위해 다시한번 힘차게 전진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21세기 새천년을 우리 민족이 세계중심국가로 도약하는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로 활짝 열러 가야 합니다.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올해가 그 ‘원년’이 되도록 합시다.
21세기 새천년으로 나아가는 7천만 겨레의 건승과 무궁한 발전을 다시 한번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한나라당 총재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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