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스포츠는 주로 실내경기다. 배구슈퍼리그가 곧 개막된다. 오빠부대는 이색 관중이다. 지역경기마다 제각기 스타플레이어를 환호하는 아니 열광하는 오빠부대들이 있다.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이 적힌 피켓이나 현수막을 내거는 것쯤은 약과다.
미친듯이 몸부림치며 연호하기가 예사다. 선수대기실이나 체육관통로를 점검, 사인공세를 벌이기가 일쑤다. 천마리의 학을 접은 선물같은 것을 전하지 못해 안달인 오빠부대 팬들도 있다.
여고생의 우상은 잘 알다시피 대중가요 가수들에게도 많다.
우상이 남자가수인 경우, 오빠부대가 움직인다. 극성팬은 참으로 집요하여 용케도 집을 알아내어 아침저녁으로 대문을 두들기지만 문은 열리지 않는다. 옛날의 스타들도 그랬다. 가수 조용필, 배구선수 장윤창은 20년전 사단규모의 오빠부대가 동원된 슈퍼스타였다. 조용필은 콘서트를 마쳤으나 문마다 오빠부대가 점거해 경비중인 전경의 옷과 방석모를 빌려 전경으로 위장, 간신히 탈출하기도 했다.
경기장 및 공연장의 이같은 오빠부대 학생을 두고 걱정스럽게 보는 눈들이 많다.
하지만 지나치게 걱정할 것까지는 없다. 오히려 운동선수든 가수든 우상이 있는한 적어도 이들이 다른데로 탈선할 틈은 없다. 그리고 때가 지나면 다 추억으로 남는다.
엊그제 오랜만에 조용필콘서트가 텔레비전으로 방송됐다. 30대후반의 여성들이 아이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관중석을 찾는 다복한 모습이 많았다. 그들중엔 왕년의 오빠부대도 있을 것이다. 농구큰잔치, 배구슈퍼리그를 찾는 지금의 오빠부대들 역시 이상스럽게 볼 것은 없다. 다만 그들은 이색관중일 뿐이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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