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뇌부의 친절교육

“경찰관들의 친절수준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민원인을 가장해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녹음내용을 들어보시지요.”

지난1일 오후 용인소재 삼성국제연구원에서 열린 ‘경찰대개혁을 위한 경기경찰 지휘관 워크샵’행사장.

박금성 경기경찰청장을 비롯한 총경급 이상 45명의 경찰수뇌부들이 친절서비스교육 강사로 나선 양묘심씨(27·삼성애버랜드 서비스아카데미)의 말에 잔뜩 신경을 곤두세웠다. 녹음기를 틀자 여성민원인을 응대하는 지방청, 일선 경찰서 직원들의 친절, 불친절 사례가 생생하게 전해졌다.

“여경은 언제 뽑는지요” “지금은 계획이 없고 연초에 뽑는데. 신문에 공고가 나갈 겁니다” 몇마디 주고받은뒤 전화통화가 끝났다.

양씨는 “직원의 상담태도가 반말투인데다 전화도 먼저 끊었지요. 민원인들은 인격적대우를 받기를 원합니다. 민원인 입장에서 상담해야 합니다” 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수뇌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S경찰서의 사례도 공개됐다. 불법총기류 자진신고방법을 문의하는 민원인에게 담당직원은 세세하게 설명해주는등 친절을 베풀었다. 그러나 안내전화는 자동안내시스템(ARS). 양씨는 “ARS안내는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요. 민원인에게 ‘오래기다리셨지요’라고 말한마디 해주면 듣는 사람입장에서 얼마나 기분이 좋겠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양씨는 행사말미에 “전화 한 통화는 바로 서비스수준을 평가하는 바로미터”라고 덧붙혔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서비스교육에서 참석자들은 비록 어색한 몸짓과 말투로 인사하기, 전화받기, 미소짓기 등을 선보였지만 진지한 표정이 역력했다.

한 경찰간부는 “간부들이 과거처럼 뒷짐지고 아랫사람에게 지시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수뇌부가 경찰개혁의 견인차역활을 해야할때”라고 강조했다.

/심규정기자 kjsh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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