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끝난 수험생들은 앞으로 정시모집 등 대학입시전형에 지원해야 하지만 실제 학교에서 보내야하는 시간은 별로 없다.
논술고사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전체 186개 대학 가운데 논술을 반영하는 대학은 서울대 등 31개 대학에 불과해 면접을 제외할 경우 사실상 추가시험이 없는 상태다.
여기에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아 90여만명에 달하는 전국의 고3수험생들은 사실상 ‘학생이면서 학생이 아닌’애매한 신분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불과 3∼4개월 후면 대학생 혹은 직장인이 될 이들 학생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없고 건전한 놀이문화 공간도 제대로 없다.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 고3학생들을 위한 각종 행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홍보부족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같은 내용을 모르고 있거나 또 주최측에서는 지속적인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일선 고등학교의 담임교사들이 특차와 정시모집 등 전형일정에 쫓겨 생활지도는 엄두도 못낸다는 사실이다.
학교에서 오전에 교양프로그램 비디오를 보여주고 귀가시키거나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것으로 생활지도를 대신하는 정도다.
그렇다고 고3 수험생들 모두가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건전하게 지내려고 해도 술 마시는 일 아니면 마땅히 할 일이 없다고 유흥가나 록카페 등을 전전하는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해서 학생시절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어려웠던 고3까지의 학창시절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생각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그동안 시험공부때문에 읽지 못했던 양서들을 찾아 읽고 좋은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유익한 일이다. 또 대학을 안가는 학생들은 취업진로를 모색하면서 청년시절을 설계하여야 한다.
잘못된 사회환경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거기에 동화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이 사회를 위하여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아름다운 청년들이 되어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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