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澤港 노조갈등 해결해야

서해안의 중심항구로 발전시켜 21세기 서해안 아시아·태평양시대를 리드하는 중심지로 발돋움하겠다는 거창한 구호아래 출발한 평택항이 뱃고동이 요란하게 울려대는 항구는 커녕 화물선 한척없는 텅빈 항구로 방치되고 있으니, 이는 과연 무슨 이유때문인가. 8년이란 긴 시간을 소비하고 무려 3천억원의 귀중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었으며, 항구가 준공된 지 벌써 2년이 되었는데 항구는 유령항구가 되어 가고 있다.

평택항구는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어 오래된 인천항구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발전될 여지를 갖추고 있다. 3만t급 선박 4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고, 입항대기 시간이 없고 또한 선박이용료도 면제되는 등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도, 개항 2년동안 일반부두의 경우, 겨우 9척의 배가 중국으로 화물을 실어날은 실적밖에 없으며, 더구나 지난 8월부터는 단 한척의 배도 입항한 사실이 없다면 이는 무엇인가 잘못된 일이다.

평택항은 개항 이전부터 하역 노무를 공급하는 항운노조간의 마찰로 인하여 문제가 되었다. 개항 이후에도 인천항에 본부가 있는 경인항운노조와 평택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평택항운 노조가 서로 노무공급권을 주장하다 작년 말 양측이 금년 6월까지 단일노조 설립을 합의하여 겨우 정상화되었으나 지난 3월 경인노조 평택지부가 설립됨으로써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평택항에는 2개의 노조가 설립되어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 따라서 노무분쟁이 있는 항구에 누가 선박을 입항시키겠는가. 이는 노조도 문제가 있지만 노무공급권을 2개 노조에 동시 인정시킴으로써 분쟁의 불씨를 제공한 정부도 문제가 있다.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가 사용된 시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혈세 낭비이다. 해양수산청은 평택항 노조간의 갈등에 적극 개입하여 평택항이 정상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될 것이다. 경인항운노조와 평택항운노조도 대화로써 상호 타협하여 평택항노무공급권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경기도민들은 평택항이 조속 정상화되어 뱃고동 소리가 넘치는 활기찬 항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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