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맞이 특수를 노리고 기승부리고 있는 각종 밀레니엄 상혼이 자칫 연말 과소비를 조장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새 천년을 35일 남겨놓고 유통업계와 호텔 은행은 물론 아파트분양에 이르기까지 각 업계가 밀레니엄축제분위기에 편승,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과대홍보전을 벌여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어느 호텔은 2박3일간 2천만원짜리 초호화판 패키지상품을 내놓아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각 업계가 밀레니엄축제를 앞세워 갖가지 판촉상술을 동원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편승소비심리와 과시소비심리를 자극해 특수를 누리려는 그들나름대로의 판매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상품을 판매하지 못한 기업이나 업체는 도산될 수밖에 없으니 소비조장은 기업존립의 일차적 전제인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때문에 기업은 판매전략을 고도화하고 소비를 부추기는 방법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더욱이 새 천년과 함께 맞는 새 세기의 도래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천년에 한번밖에 없는 기회인 만큼 그 의미는 각별하다. 따라서 개인이나 단체가 무엇이든 뜻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며, 업계가 그 특수를 노려 판매전략을 고도화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그것이 흥청망청식 이벤트나 과잉소비를 유혹하고, 계층간 위화감을 조장하는 과대판촉상술이어서는 안된다. 소비자들도 최근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는 과잉소비 풍조에 대해 뒤돌아보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우리경제는 지난 2년간 구조개혁의 결과로 외형상으론 몰라보게 좋아졌다. 그러나 실질적 내용은 그렇지도 않다. 사회의 중추인 중산층이 급속히 붕괴되고, 실업률은 4.8%로 크게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임시직과 일용직이 절반을 넘고 청년실업이 급증하는 등 고용의 질은 되레 나빠졌다. 적자재정에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가채무는 2년새 배로 늘어났고, 경기부양을 위한 막대한 통화팽창으로 과소비
풍조가 되살아 나고 내년 이후 물가상승 압력이 벌써부터 큰 걱정거리다. 필요한 소비는 늘려야 하겠지만 허리띠를 늦출만큼 여유로운 상태는 아닌 것이다. 과소비는 국가경제에 도움을 주지못할 뿐만 아니라 사회계층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도 된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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