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도전하기 딱 좋은 나인데”
50~69세의 중장년층인 베이비부머 세대. 경기도에는 약 422만명이 있다. 이들은 기존에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고민하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갖고 있던 연륜과 능력을 은퇴 후에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콘텐츠’를 활용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지금 당장 도전한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베이비부머 세대에 속한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다. 주인공은 성남에서 서점 ‘비북스’를 운영 중인 김성대 대표(58), 1인 크리에이터이자 수필가로 활동 중인 박희우씨(72),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수행하는 강태호 센스케이 대표(58)다.
이들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진행 중인 전문서점인 양성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 ‘경기서점학교’, 도내 1인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 과정’, 창업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문화창업플래너’를 수료한 바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이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도전의 가치’였다.
김성대 대표는 서점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약 30년 동안 나라를 지키던 직업 군인이었다. 지난 2015년 대령으로 전역하고 3년 뒤 성남에 자리를 잡고 작은 책방을 열게 되면서, 그의 삶의 궤적은 이전과는 정반대를 그리고 있다. 소설 전문 서점인 그의 책방은 소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무래도 서점을 운영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군인으로 복무할 때와는 정반대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만큼,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올해부터는 경콘진의 경기서점학교 프로그램에서 멘토 역할도 수행 중이다.
박희우씨는 환갑이 다 돼서야 중학교 공부를 시작한 늦깎이 학생이었다. 약 1년 만에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한 그는 방송통신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시와 수필에 눈을 뜨게 됐다. 또 최근에는 자신이 쓴 시를 낭송하는 영상 등을 직접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며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그는 “검정고시 공부를 하면서는 일을 병행했는데, 오후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일하고 나와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며 “그럼에도 잃지 않았던 게 용기였다. 60세에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대기업 출신인 강 대표는 현재 젊은 창업가들에게 멘토로 통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대기업을 나와 자신만의 회사를 차렸고, 당시 그는 경콘진의 문화창업플래너 과정을 수료하며 물심양면으로 창업 도움을 받았다. 그런 그는 이제는 멘토 역할을 수행하며 자신이 겪었던 창업에 대한 시행착오와 노하우 등을 스타트업에 전수하는 컨설팅을 수행 중이다.
강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인들을 만나 이들이 자신이 기존에 계획했던 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제가 맡은 멘토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경기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경콘진이 베이비부머와 관련해 진행 중인 주요 사업은 ‘경기서점학교’,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 ‘문화창업플래너’ 등 총 3가지로 구분돼 진행되고 있다.
먼저, 지난 2018년 시작해 올해로 9번째 기수를 맞이한 ‘경기서점학교’는 전문 서점인 양성 및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다. 서점 창업희망자와 기존 서점 운영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경기서점학교에선 스토리영상, 공간기획, 책 큐레이션 등 이론 및 실무 교육이 이뤄진다.
올해의 경우 지난 8월에는 복합문화형 서점 창업이론 및 실무교육이 실시됐고, 이번 달 28일까지 기존 서점 운영자들과의 오프라인 멘토링 과정이 진행된다. 또 실제 거점 창업 예정자 대상 지역서점 인턴십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238명이 온라인 강의를 수강해, 161명이 수료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올해도 총 413명이 해당 사업을 신청했다. 특히 신청자 중 여성이 84%였고, 50대 이상 비율이 20%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문화창업플래너’는 지난 2014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0번째 기수를 맞이한 창업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ICT와 문화콘텐츠 분야의 창업지원 전문인력을 키우고,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론과 실무교육이 총 100시간 진행된다. 올해 10기 교육생 30명 중 20%가 50대 이상의 시니어였고, 특히 내년에는 신규 플래너 30명 중 10명이 베이비부머 세대로 선발될 예정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업은 유튜브 등 SNS의 인기와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도내 1인 미디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운영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특히 영상 등으로 자신을 표현해보고 싶은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해에는 총 300명이 교육을 받았고 만족도는 평균 94.1점을 기록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경콘진은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다양한 기회를 드리기 위해 사업들을 진행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도내 시니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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