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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뷰]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일·가정 양립한 행복한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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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가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형 일자리의 미래에 관한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홍기웅기자

 

“사람과 사회를 다시 연결하는 일자리, 경기도에서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2023년 11월 취임한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는 ‘일자리는 사람의 꿈과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단순한 고용 지원을 넘어 삶의 지속 가능성을 설계하는 ‘일자리 프레임워크’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독일 KIEL대학에서 경제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독일 유학 시절 마이스터 제도를 직접 목격하며 형성된 철학이 재단 운영의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0.5 & 0.75잡 ▲라이트잡 ▲주 4.5일제 도입 등 유연근무 중심의 일자리 프레임워크 전환에 속도를 내며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실험적 모델을 경기도에서 구현하고 있다.

 

고용의 양뿐만 아니라 삶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민하는 일자리 설계자 윤 대표를 만나 경기도형 일자리의 미래를 들여다봤다. 다음은 윤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지난해 12월 연임이 확정됐다. 지난 1년6개월간 재단을 이끌어온 소회는.

A. 경기도민의 일자리를 책임지는 경기도일자리재단의 대표이사로서 그동안의 임기는 ‘도민의 삶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청년이 희망을 품고, 경력 보유 여성이 다시 일어설 수 있으며, 중장년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모든 순간이 큰 보람이었다고 생각한다.

 

Q. 독일 유학 경험에서 일자리에 대한 관점을 얻었다고 들었다.

A. 독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한 사람도 버려지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진로를 정한다. 공부에 뜻이 없어 기술학교에 간 학생들도 15세부터 35세까지 20년간 한 분야에서 배워 결국 마이스터가 된다. 이들은 과장 초임과 유사한 소득을 보장받고 사회적으로도 전문가로 존중받는다. 능력 중심 사회지만, 그 ‘능력’의 기준이 시험 성적이 아니라 삶 속 기술과 경험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공부 잘하는 것만이 능력’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람마다 다른 길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Q. 그래서 재단에 오신 뒤 ‘일자리 프레임워크를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인지.

A. 우리나라는 여전히 시험 성적 중심, 정규직 중심의 일자리 사고에 갇혀 있다. 하지만 인생에는 다양한 형태의 일과 기여 방식이 존재한다. 일자리는 사람의 꿈과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다양한 능력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일자리재단이 변화의 출발점이자 사회 혁신의 시범기관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공조직이 먼저 움직여야 민간과 사회도 변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변화의 도화선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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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가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형 일자리의 미래에 관한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홍기웅기자

 

Q. 임기 동안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설명해달라.

A.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행복한 일터를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0.5 & 0.75잡’ 제도다. 기존 정규직이면서도 주당 근무 시간을 50% 또는 75%로 줄여 일할 수 있도록 한 유연근무제다. 출산, 육아, 부모 간병 등 다양한 이유로 경력 단절의 위기에 놓인 이들을 위한 대안으로 마련됐다. 2023년 시범 도입 당시에는 일자리재단에서 단 3명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22명 이상으로 늘어나며 제도의 실효성이 입증되고 있다.

 

이와 함께 ‘라이트잡’은 일자리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혁신 모델이다. 중장년층이 주 2~3일 가볍게 일하면서도 사회와 연결감을 유지할 수 있는 일자리 유형이다. 이름 그대로 ‘가볍다(light)’는 의미와 동시에 ‘빛(light)’이라는 상징을 담고 있다. 중장년층에게 ‘나는 여전히 공동체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Q. 경기도일자리재단이 운영 중인 디지털 일자리 플랫폼의 주요 기능은 무엇인지.

A. ‘일자리와 사람을 연결하는 최고의 고용서비스 허브기관’으로서 재단은 ‘경기도일자리포털 잡아바’ 시스템을 통해 도민들에게 효과적인 취업 정보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잡아바 회원 수는 약 124만명으로 방문자 수 784만명, 취업자는 1천800명에 달한다. 이를 통해 구직자와 기업 간의 연결을 촉진하고 단순 정보 제공의 기능을 넘어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80만명이 넘는 도민이 이용하는 ‘통합접수시스템’도 있다. 일자리 사업에 도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신청접수-자격검증-선발-사후관리에 걸친 전 단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청년기본소득, 경기청년 역량강화 사업 등 연간 약 800개의 일자리 사업 운영을 지원한다.

 

Q. ‘모바일 어워드 코리아 2025’ 공공서비스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잡아드림’ 앱의 개발 배경은.

A. 초개인화된 노동시장에서 맞춤형 일자리 추천과 직주 근접 채용 정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앱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논의를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잡아드림’ 앱을 운영하게 됐다.

 

잡아드림 앱은 ▲AI 추천 일자리 매칭 서비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한 이용자 거주 지역 또는 희망 지역의 일자리 제공 ▲단계별 일자리 매칭, 상담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있는 구직자를 지원하고 있다. 서비스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아 모바일 어워드 코리아 2025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앞으로 앱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AI 기반 맞춤형 추천 기능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현재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확장해 잡아드림을 ‘전국 일자리 매칭의 표준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Q. 앞으로 추진할 플랫폼 고도화의 방안은.

A. 무엇보다 AI 기술을 접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AI를 활용하면 단순 매칭 서비스를 넘어 구직자의 강점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분석해 장기적인 커리어 로드맵을 제시, 최적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재단이 운영하는 플랫폼을 고도화해야 한다. 이에 재단은 취업을 위한 과정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플랫폼 활동 이력 등 개인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완이 필요한 교육이나 진단검사, 맞춤형 지원 정책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Q. 신규 서비스 계획이 있다면.

A. 구인-구직 연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인 기업과 구직자 간의 연계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 기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개선된 구직자-기업 매칭 서비스를 통해 구직자는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을 추천받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첨삭받을 수 있다. 기업 역시 조건 입력을 통해 최적의 구직자를 추천받고 AI를 통해 자동으로 구인 공고를 작성하는 윈윈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이어 비대면 상담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재단은 7천건이 넘는 일자리 상담을 진행했다. 이전부터 축적된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빅데이터 자동 상담 기능을 갖춘 AI 챗봇 서비스를 제공, 상담 서비스의 효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더욱 편리한 일자리 사업 신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서류 자동 제출 서비스를 도입하고 취약계층 및 소외 지역의 고용 기회 확대를 위해 베이비부머, 외국인, 장애인 등 대상별 맞춤 서비스 페이지를 별도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Q.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일자리는 개인과 세상의 연결고리이자 한 사람 또는 한 가족의 생명줄이다. 재단은 도민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연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왔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노동시장 및 산업 환경에 발맞춰 더 많은 기회와 더 나은 일자리 생태계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도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꿈과 삶의 이유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동반자다. 저 역시 도민 한 명의 가능성을 일자리로 잇는 연결고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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