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착한 사람 역할은 여기까지"…보복 조치 시사 류펑위 "대중 차별조치 먼저 해제…합의 공동 준수해야"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관세 인하'에 합의했던 제네바 협정 이후 보름여 만에 이견을 드러내며 양국의 통상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대미 수출을 재개하지 않는 등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제네바 합의 내용을 언급하며 "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전적으로 위반했다"고 밝혔다. 앞서 두 국가는 지난 10~11일 제네바에서 열린 회담을 통해 서로 90일간 115%p씩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해 "좋은 사람(Mr. NICE GUY)이 되어준 대가가 고작 이것"이라며 "착한 사람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압박했다. 그는 중국 측이 어떤 합의 내용을 위반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이 합의와 달리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대미 수출 제한을 해제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어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이 약속한 일부 핵심 광물의 흐름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제네바 합의문엔 '중국은 4월2일 이후 내놓은 대미 비관세 대응조치를 중단하거나 해제하기 위한 행정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중국이 합의 이후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4일 희토류 7종에 대한 대미 수출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차별적 조치를 중단하라"며 반격에 나섰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NBC뉴스에 "중국은 최근 미국이 반도체 분야 및 관련 분야에서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제기해 왔다"며 "중국은 다시 한번 미국이 잘못된 조치를 즉시 시정하고 중국에 대한 차별적 제한을 중단하며, 제네바 고위급 회담에서 달성한 합의를 공동으로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중국 측이 언급한 차별적 제한은 ▲반도체, 항공기 엔진 등 핵심 기술의 중국 수출 금지 ▲미국내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예고 ▲화웨이의 어센드칩 사용에 대한 미 상무부의 경고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제네바 합의 이후 완화되는 듯 보이던 양국의 통상전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중국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있다"며 "중국이 미국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의 범위는 매우 넓다"고 경고했다.
댓글(0)
댓글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