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센터장 민영기)가 지난 1일부터 소아응급진료를 전면 개시했다.
앞서 아주대병원은 올해 5월부터 한시적으로 수, 토요일(오전 7시~익일 오전 7시, 24시간) 주 2회 심폐소생술(CPR), 경련 지속, 중증 호흡곤란 등 초중증 환자만 진료하는 제한 진료를 실시했다. 하지만 지난 달부터 매주 토요일 24시간 진료 개시를 한 데 이어, 기존 의료진의 노력에 경기도의 재난관리기금 인건비 지원을 받아 응급의학과 전문의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한 달여 만에 전면 진료를 시행하게 됐다.
여기에 더해 아주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올해 2월부터 짓기 시작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독립 건물 완공을 코앞에 두고 있다. 아주대병원 측은 공사 및 인허가 등이 완료되는 이달 말, 보건복지부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위한 평가에 재응모할 예정이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현재 권역응급의료센터 바로 옆에 약 193평 규모의 별도 독립 건물로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 전용 응급의료센터다.
기존에 9병상을 운영하던 소아응급구역이 일반응급환자 5병상, 중증응급환자 4병상, 음압격리 1병상, 일반격리 4병상 총 14병상으로 확장되고, 소아응급환자 만을 위한 환자분류소, 진찰실, 처치실 등 전담 구역이 설치되며, 기존 응급중환자실과 소아병동 내 소아응급환자 전용 병상을 지정해 운영한다. 이를 기반으로 소아응급 전담전문의들과 전담간호사들이 24시간 365일 진료를 진행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 ‘환자분류소’도 새로운 독립 건물로 완공돼 24시간 운영된다. 이곳에서 중증도 분류 시부터 1차로 성인, 소아 환자를 구분하고, 2차로 감염 의심, 비감염 환자를 분류해, 소아청소년 환자를 포함 모든 연령대의 응급환자 안전에 더욱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24시간 중증도와 상관없이 직접 진료·직접 입원을 통한 신속진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소아응급 전담전문의를 11명까지 확충한다는 추가적인 계획까지 세워뒀다.
센터 개소 시 아주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한층 강화된 소아응급 진료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 소아청소년 인구는 ▲2021년 229만명 ▲2022년 219만 명 ▲2023년 218만명 등으로 매년 20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아주대병원이 위치하고 있는 경기 서남권역 8곳(수원·안산·오산·화성·안양·과천·군포·의왕)의 소아·청소년(0~18세) 인구는 약 66만명으로 기존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기지정된 전국 11개소 권역 대비 가장 많은 소아청소년 인구 분포를 보이고 있다.
실제 아주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소아청소년 환자 수는 지난해 기준 약 3만2천여명이다. 무엇보다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 KTAS 1~3단계(초중증·중증 수준) 환자 비율은 72%에 달하며 이는 다른 병원의 환자의 중증도 비율과 수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어느 지역보다 경기 서남권역에서 소아응급의료 체계가 중요한 상황에서 아주대병원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 이전에도 경기 서남권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24시간, 365일 신생아~18세의 소아청소년 중증응급질환 치료를 시행할 정도로 우수한 소아응급 체계를 갖춰왔다.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외과, 정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영상의학과, 비뇨기과 등의 진료과가 긴밀한 협진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도 아주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장점이다.
이를 통해 소아심정지, 중독·환경질환, 복합 외상 등 중증·특화·복합진료 경험이 풍부한 관련 진료과와 협진으로 응급수술 및 시술이 가능한 점 또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중증도 높은 소아응급환자 진료를 가능케 하고 있다. 신생아집중치료실 36병상을 비롯해 소아전용입원 60병상 운영 등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터뷰] 이지숙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장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 커…환자들에게 힘 될 것”
이지숙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장은 “아주대병원은 경기남부지역을 대표하는 소아 응급 전문 기관”이라며 “서울, 인천 등 타지역에서 내원한 소아응급 환자가 739명에 달할 정도다. 사실상 전국구 소아응급의료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이에 소아응급의료 체계의 강화의 필요성을 인식해 그동안 쌓아 온 차별화된 응급의료체계 인프라와 올해 2월부터 짓기 시작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통해 다시 한번 도약에 나서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완공을 앞둔 센터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최종 지정을 받게 된다면, 감염으로부터 더 안전한 응급의료센터로 운영할 수 있게 돼 또 한 번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의료 증원’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과장은 “의사들이 사라진 병원에 환자들은 밀려들어 남은 의사들의 진료는 늘어 그야말로 눈물을 쏙 뺐다”며 “소아응급 전담전문의를 담당한지 20여년 중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과장은 아픈 아이가 치료를 받아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을 나갈 때를 보면서 힘듦이 씻긴다고 했다. 그는 “기운이 없던 아이가 병원 응급실을 찾고 밤새 회복돼 해맑은 모습으로 퇴원하는 모습, 심장이 뛰지 않던 아이가 적절한 처치로 숨이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힘듦은 사라지고 보람만 가득 찼다”며 “자신의 휴가를 반납하고, 담당 시간이 지났지만 진료에 나섰던 다른 의료진들의 수고와 노력도 그 시기를 버틸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됐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환자가 적당한 시기에 적절한 진료를 받기 위해선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그러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병원을 지키면서, 소아응급 분야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기 남부에서 손꼽히는 소아응급진료 시스템을 구축, 아주대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꾸준히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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