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물량 ‘산더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수산물 소비가 위축돼 인천지역 냉동창고 보관율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자칫 수산물 물류대란도 우려되고 있다.
해마다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4개월동안 연간 어획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어획이 집중되고 있지만, 현재 냉동창고 보관용량을 감안하면 제대로 보관될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인천시 창고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몇년 동안 장기 불황을 겪던 냉동창고업계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보관 물량이 크게 늘었다.
보통 3월부터 8월까지는 냉동창고업계의 비수기이지만 지금은 이미 보관물량이 90% 정도 차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국내 수산물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일본 현지의 냉동창고가 상당수 파괴돼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 창고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같으면 이맘 때 보관물량이 평균 60% 정도에 그쳤지만 현재는 평균 90% 정도”라면서 “수산물 재고물량이 쌓이고 있는데다 축산물 등 다른 품목들도 많이 반입되면서 보관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 항동 모 냉동창고 대표도 “이미 몇달 전부터 냉동창고 보관율이 100%에 육박, 단가가 좋은 물량을 선별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창고업계의 전체 냉동(냉장) 능력은 264만5천t.
이 가운데 지역 냉동창고 100여곳의 냉동능력은 전체의 30% 정도이다. 이같은 현상으로 연말 수산물 물류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고등어나 오징어 등 국내 연근해 주력 어종들의 어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다 명태 등 원양 수산물과 수입 수산물 등까지 몰려 들면 냉동창고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냉동창고 확보전쟁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인천수협 관계자는 “이른바 ‘피시 플레이션(수산업 인플레이션)’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빚어낸 이상현상”이라며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 물류대란으로 수산물 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락할 수도 있는만큼 심리적 가격 상승에만 매여 있지 말고 시장의 실질적 수요에 맞는 가격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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