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동채 문광부 장관은 되레 교수임용 인사청탁 사건의 피해자랍니다. 친여 언론 사이트의 서 아무개와 그의 부인, 그리고 오지철 전 문광부차관이 정 장관을 팔아 정 모 S대 교수에게 서씨 부인의 교수임용 인사청탁을 했다고 하니까요.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인사청탁의 장본인으로 지목받은 정 장관이고 보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그럼, 오 전 차관은 밥 먹고 하릴 없어 본인도 시인하는 인사청탁을 왜 정 장관 이름까지 대가며 했겠느냐는 의문은 갖지 마십시오. 또 있습니다. 서씨 부부는 부도덕하고 오 전 차관은 멍청한 짓을 한 것으로 결론난 조사 결과에 더 토를 달진 마십시오.
왜냐하면 청와대가 조사한 것이니까요. 그 조사야 결론이 뻔한 게 아니냐는 말씀도 하지 마십시오. 민초야 그러면 그렇다고 알아야지 별수 있습니까. 오 전 차관이나 서씨 부부도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지 않습니까. 정 모 S대 교수가 인사 청탁의 부당성을 청와대에 낸 진정서가 잠 잔 것도 잘 들어 두십시오, 담당자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지 고의가 아니라고 합니다.
#2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이 전국구 후보시절 뿌린 돈봉투 사건은 별게 아니라는 것이 열린우리당이 발표한 공식 입장입니다. 선거법위반에 해당하는 노란점퍼 제공문제도 역시 그렇구요. 별것도 아닌, 있을 수 있는 일을 두고 괜히 언론이 야단이라며 신문을 매질한 열린우리당 어느 유력 의원의 말이 생각납니다. 전국구가 돈 전자 ‘錢國區’가 아니라는 것이겠지요. 남의 그것은 스캔들이고, 내가 한 그것은 로맨스라고 여기는 아집에서 나온 말은 설마 아니겠죠. 깨끗한 청정의 개혁정치를 한다는 분들이니까요. 그렇지만 당이 거창하게 ‘진상조사위원회’란 것 까지 만든 셈 치고는 발표 내용이 쭉정일 뿐 알맹이가 너무 없잖습니까.
마땅히 조사해야할 사람들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말이 사실인지 궁금하군요. 그럼 왜 당 차원의 ‘진상조사위’를 급조하여 ‘태산명동에 서일필’도 안되는 벼락치기 발표를 한 연유가 무엇인지요. 이래서 집권 여당이 사건을 내사 중인 검찰더러 ‘알아서 해주십시오’하고 가이드 라인의 신호를 보낸 거라는 말을 듣잖습니까.
#3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조사위’라는 곳이 정말 이상한 데라고 하면 또 반통일분자나 꼴통 보수라고 뭇매질 당할 지 모르겠군요. 그래도 그렇지 대체 이 나라를 부정하며 전향을 거부하다가 죽은 남파간첩과 빨치산을 민주화인사로 규정내린 것도 모자라, 생존한 전향 거부자들을 북송해야 한다니 이 분들 국가관의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인권이라고요? 인권을 갖다 붙인 논리비약도 당치않지만 ‘의문사진상조사위’가 ‘인권위’는 아니잖습니까. 가당치 않은 월권행위를 저질러 놓고 한다는 말이 “빨갱이로 생각지 말아 달라”니 불행중 다행입니다만 글쎄요.
나라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습니까. 누가, 어느 정치세력이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진보도 좋고 개혁도 다 좋습니다. 하지만 나라의 정체성은 지켜야 할 것 아닙니까. 목숨을 바쳤거나 피땀 흘려 나라를 지킨 이들은 바보가 되고, 도전해 온 저들은 영웅시 하는게 대한민국을 건국한 정체성은 아닙니다. 도대체 우리 민중은 사유의 혼돈속에 귀신도 모르게 지금 어디로 끌려가고 있는 것입니까?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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